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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2020년 03월 01일 (일) [조회수 : 103]
   
 

절에서 혹은 스님들에게 단주나 염주를 선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제가 불자라고 해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불상이나 불교에 관계된 장신구들도 선물로 받는 경우가 있는데요. 불상, 염주 같은 것이 장식품도 아니어서 집에 모시기가 불편한데, 모시려면 어떤 절차를 통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몸에 지니는 것이 옳은지 알고 싶습니다.


많은 불자님이 아는 분들로부터 불상(佛像)이나 불교적 상징이 있는 물건들을 선물 받습니다. 실제로 유명한 사찰 주변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많은데, 그곳에서는 불상이나 염주(念珠), 심지어는 의례(儀禮)에 사용되는 법구(法具)들이 거래가 되고 있고 가격을 가지고 흥정도 합니다. 불교를 잘 모르는 분들은 단순히 기념품 정도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지요. 염주 같은 것은 선물을 받게 되면 몸에 지니시거나 가까운 분들에게 불교 신행을 권할 때 잘 쓰시면 됩니다.
그런데 불상과 같은 경우는 어렵습니다. 불상을 모시는 일이 간단하지 않고 예의에 어긋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그래서 다니는 절에 가져가거나 아는 스님들께 모시라고 드린다고 합니다.
예전에 선(禪) 불교를 상징하는 달마대사가 수맥(水脈)을 방지하는 신비한 힘이 있고 집안의 기운을 밝게 한다고 해서 집집마다 달마대사의 그림을 모시는 분들이 많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불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가정에서 불상을 모시는 것이 일종의 장식품 기능을 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러나 불편해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집안에 불상을 모시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보통 가정에서 불상을 모시는 일은 불경(不敬)스럽다고 해서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가정에서 불상을 모시게 된다면 사찰에서 모실 때 행하는 점안(點眼)의식이나 봉불(奉佛)의식은 아니더라도 불상을 모신 가족들의 마음속에 부처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담기도록 간단한 절차를 밟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신행을 하는 사찰의 스님들과 상의하시면 될 것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장식의 기능이 아니라 가정에 모신 불상을 통해 가족들이 매일매일 꾸준한 예경(禮敬)을 하고 올바른 신행 활동을 하는 기회로 활용된다면 아주 좋습니다. 집안에 달마대사의 그림이나 불(佛), 불심(佛心) 등의 액자를 걸어 놓고 매일같이 이를 보면서 정진(精進)의 삶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신행의 방법입니다. 경전을 널리 유포하라는 가르침과도 뜻이 통하는 경우입니다.
 
불상을 새긴 염주나 목걸이, 만(卍)자가 새겨진 반지 등의 장신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물건들은 불자가 신행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는 방편(方便)의 도구들입니다.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몸에 지니고 있는 불교의 장신구를 의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충분합니다. 신성하게 여기거나 떠받들 필요까지는 없지만, 항상 경건한 마음으로 지니면 좋겠습니다.
 
불교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불상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 2세기경입니다. 인도(印度)의 마투라 지방에서는 신앙적 측면이, 간다라 지방에서는 그리스 문화의 영향으로 불상을 조각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부처님이 열반하신 후로 부처님을 눈앞에 모시고 싶은 일반 민중들의 바람에서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많은 불자가 그전까지는 부처님 유골을 모신 사리탑舍(利塔)을 중심으로 예배와 공양을 행하며 신행했지요. 또 그림이나 조각에서도 부처님을 직접 묘사하지 않고 여러 상징으로 대치했습니다.

우리 중생들은 올바른 가르침은 쉽게 잊어버리고 삿된 유혹에는 빠지기 쉽습니다. 불상을 모시는 것은 부처님의 형상을 눈앞에 모시고 예배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과 위대한 성품을 기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원만한 부처님의 모습을 가까이 모심으로써 우리 자신도 부처님을 본받아 부처님처럼 올바른 삶을 살아가겠다는 발원(發願)을 성취하는데 불상이나 여러 상징물이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집안에 불상이 모셔져 있거나 불교의 여러 액자가 걸려 있다면 그것을 중심으로 하루하루의 기도 일과를 세우고 정진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장신구들 역시 항상 부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는 그 가르침을 잊지 않는 의미로 몸에 지닌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글 |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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