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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맑은 소리 있으니, 행복하게 찬탄하라
조계사 맑은소리합창단
2019년 09월 02일 (월) [조회수 : 55]

사람의 몸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몸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세상 그 어떤 악기의 소리보다 더 신비하고 아름답다는 말이다. 실력 있는 가수나 성악가의 노래에 크게 감동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어렵지 않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악기로서 사람의 몸은 마음이 조정한다. 그래서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어야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소리를 만드는 곳과 공명시키는 곳, 에너지를 공급하는 곳을  고르게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 악기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연주하는가는 당사자의 뜻과 몸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한마음으로 부르는 합창은 개개인의 예술적 재능 못지않게 단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노래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이 받는 감동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가사의 뜻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마음으로 노래하느냐가 그 합창단의 실력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 5월 12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음악회

부처님을 향한 마음, 맑은 소리에 담다  

‘맑은소리합창단’은 활동을 시작한 지 채 2년이 안된 새내기 합창단이다. 2017년 11월 창단한 어머니 합창단으로서, 원불화 윤지영 단장을 중심으로 현재 50여 명의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소프라노와 메조, 알토의 여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활동한 기간은 짧지만 지현 주지스님이 ‘맑은소리합창단’이라는 이름을 손수 지어주셨을 정도로 사중의 관심과 기대를 크게 받고 있는 단체다.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불심을 맑은 목소리에 담아 찬탄하고 포교하라는 사중의 격려이기도 하다.
“맑은소리합창단은 일주일에 하루 두 시간씩 연습하고, 일요법회와 기본교육과정 수료식 음성공양을 올리는 것이 주요 활동입니다. 지금은 그 두 법회 음성공양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예전 어머니합창단처럼 초하루법회와 우란분절 등 큰 행사 때 찬탄하는 게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합창단의 비전을 이야기하는 윤지영 단장의 표정이 자못 결연하다. 어머니합창단 단원으로 합창을 시작한 윤 단장은 지난 몇 년간 어머니합창단이 활동을 멈췄을 때, 자신과 많은 단원들이 느꼈던 안타까움과 노래에 대한 갈증을 새삼 떠올리는 듯했다.

“대중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쉽게 전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찬불가예요. 찬불가 가사에 들어 있는 부처님 말씀과 아름다운 화음에 감동받았다는 불자들이 많아요. 저희 합창단의 본분이 음성공양을 올리는 것이니, 단원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동참해서 부르는 우리와 듣는 불자들이 다 함께 그 감동을 나눌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음성공양으로 법회를 장엄하는 우리의 본분을 다하지 못할 때 많이 속상하고 죄스럽지요.”

작년 10월부터 지휘자 박성준 선생과 반주자 조현경 선생이 새로 합류함으로써 단원들의 발성법과 악보 읽는 실력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또한 그간의 우여곡절을 디딤돌 삼아 올해 초부터 새 단원 확보에 집중, 30명 안팎에 불과했던 단원 수가 현재에 이르렀다. 단원이 줄어듦으로써 겪었던 아픔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임원들의 강한 의지가 거둔 결실이니, 부처님의 오묘한 가피가 아닐 수 없다.


 

   
 

회향하는 자세로, 봉사는 필수

조계사에는 합창단이 여러 개 있다. 노년 보살님들의 회화나무합창단, 어린이합창단, 노래하는 비천, 청년회합창단 등, 연령층도 다양하고 특성도 다 다르다. 그 가운데 맑은소리합창단이 한 집안의 어머니처럼 든든하게 그 중심에 서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윤 단장과 단짝으로 합창단 활동을 함께 해온 성심행 김민희 부단장의 뜻도 다르지 않다.

“예전 어머니합창단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합창단도 사중의 중요 행사 때마다 여법하게 음성공양을 올렸으면 좋겠어요. 우리 합창단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요?”

사중 지원을 받는 단체로서 사중 봉사에 적극 동참하려는 마음, 그런 헌신적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부른 노래가 불자들을 감동시키고 부처님 회상을 여법하게 장엄한다는 것이다.

단원 중에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만큼, 단원들이 연습과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임원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다. 한 달에 두 번의 만발봉사를 비롯해서 등 접수, 불사 동참 등 한 번에 최소한 네 명 이상의 봉사자가 필요한 날이 적지 않아서다. 봉사 당번을 임원들과 비직장인 단원들이 많이 감당해야 하므로, 단원들 간의 화합과 헌신이 필수적이다. 윤지영 단장과 김민희 부단장을 비롯해서 약왕화 임현숙 총무, 원행선 김현주 교무, 여여심 박춘수 재무 등 임원들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겠다.
 

단원 100명을 목표로!

맑은소리합창단은 만 60세 이하의 여성불자만 가입할 수 있지만 활동은 만 65세까지 가능하다. 현재 매주 두 시간의 연습과 일요법회 및 기본교육과정 수료식 음성공양이 기본 활동이고, 야간 음악회, 봉축법회, 우란분절, 봄가을 음악회 등 다양한 사중 행사의 음성공양이 비정기적 활동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원 수가 80명~100명은 되어야 한다. 지금 단원 수의 두 배에 달하는 인원이다. 그래서 올해 활동 목표를 ‘단원 100명 채우기’로 정했다. 연초부터 기본교육 수료자를 비롯해서 주변 불자들에게 합창단 가입을 적극 권하고 홍보에 힘썼다. 특히 송파지회장으로 일하던 2017년부터 합창단원 증원을 염원하며 신중님께 발원해온 윤 단장이 2018년 말 임기를 마치는 것과 동시에 단원 늘리기에 앞장섰다. 젊은 불자들을 보면 차 한 잔 사면서 홍보에 나섰고, 주변 사람들에게 후보자 추천을 부탁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늘기 시작해서 올 8월 초까지 많은 신입 단원들이 들어와서 연습실을 채웠다.

국화 향기 그윽한 가을과 함께 맑은소리합창단에게 새로운 비상이 시작될 듯싶다. 무대 위의 화려함보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보낸 힘겨운 시간과 노력, 수많은 갈등이 그들에게는 풍요로운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잠깐 인터뷰_ 맑은소리합창단 원불화 윤지영 단장

   
 

“좋은 도량에서
노래할 수 있으니 감사하자”

그가 스물여덟 살쯤 되던 해였다. 옆집 할머니가 뜬금없이 절에 가자면서 팔을 끌었는데, 두 번 묻지도 않고 무작정 따라나섰다. 불교를 전혀 모를 때여서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집 근처 작은 절이었던 것 같다. 그 할머니 인연으로 그 뒤에 불광사, 봉은사, 불암사 등 이 절 저 절 다니면서 아는 것도 늘고 듣는 것도 많아졌다. 한 절에서는 육법공양단원으로 2~3년 공양을 올리기도 했다.

인사동에는 엔틱 제품을 사러 자주 다녔는데, 그럴 때면 조계사에 들러 남편과 같이 삼배를 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대웅전에서 두 시 기도를 올리는 보살님들을 보고 그만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무슨 조화인지 모르지만, 그들의 눈빛과 기도하는 자태가 어찌나 경건하고 성스러운지 그 길로 조계사를 원찰로 정했다. 그냥 기도만 다니는 불자로 지내던 중 지역법회가 생겼고, 송파지역법회에 나오라는 전화 한 통에 ‘감격’해서 지역법회 활동을 시작했다. 기본교육(81기), 불교대학(60학번), 포교사(23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끝날 즈음, 송파지회 총무를 거쳐 어느덧 송파지회장을 맡고 있었다.

“기본교육과정 때 어머니합창단에 가입해서 3~4년 활동했어요. 그러고는 송파지회장 때 맑은소리합창단이 창립되어 가입했는데, 단원이 영 늘지 않아 안타까웠죠. 지회장 임기만 마치면 단원 모집에 매진하겠다고 신중님께 기도했어요.”

송파지회장 임기가 끝나자 합창단 단장을 맡게 되었다. 단원 모집에 발 벗고 나섰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임기 초기에 단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에게는 몸의 병과 더불어 급성 원형탈모증이 왔다. 마음의 병이었다. 100일간 몸과 마음을 된통 앓고 나서 깨달은 건 ‘부끄러움’이었다. ‘내 마음도 다스리지 못해 병이 났구나’ 하는 부끄러움에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머리카락도 다시 나기 시작했고 아팠던 몸도 깨끗이 나았다.

“현재와 앞날의 걱정되는 마음도 내려놓고 현재 주어진 책임과 봉사에 최선을 다하고자합니다. 여여히 노를 저어가다보면 불보살님의 가피 속에 언젠가는 인연따라 오고 감으로 잘 되겠지 하는 맘으로, 단장으로서 흔들림없이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비를 넘겼다. 가피였다. 맑은소리합창단 활동을 하면서부터 가피는 늘상 그와 함께였다. 노래를 부르면 신심이 지극해지고 모든 일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것만도 충분히 가피였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 생겨 맘속으로 ‘~ 해야지’라고 마음먹으면 즉시 이루어졌다. 가피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에게 지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윤 단장은 곧바로 보시로 회향했다. 얼마 전 모든 신도들의 정갈한 공양을 위해 만발식당에 새 그릇을 보시했다.

단원들에게 “좋은 도량에서 음성공양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윤지영 단장.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그에게 가피 아닌 것은 어느 하나도 없는 듯하다.
 
맑은소리합창단 가입 문의 : 윤지영 단장 (010-5821-5750)

글 | 노희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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