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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2020년 01월 02일 (목) [조회수 : 353]
   
 

공부하고 법문을 듣다보면 ‘마음을 비우라’는 말씀과 ‘원력을 세우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초심자들에겐 어렵게 느껴집니다. 또 불자들이 기도할 때 갖는 소원은 욕심과 서로 상충되는 것은 아닌지요?

욕심(欲心)과 원력(願力)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하셨는데, 먼저 욕심과 원력의 불교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 두 가지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많은 불자들의 질문처럼 불교에서는 ‘욕심을 버려라’, 또는 ‘마음을 비우라’고 하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여기서 버려야 할 것은 물론 ‘욕심’입니다.
 
그러면 불교에서 욕심은 어떻게 정의될까요? 욕심은 모든 번뇌와 집착의 뿌리와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개인의 이익이나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라고도 하지요. 욕심은 우리를 어리석게 하고, 어리석은 삶은 곧 불행한 삶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욕심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말합니다. 질문에서처럼 스님들의 가르침은 여기에 근거를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욕심을 없애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욕심 중에는 식욕, 성욕, 수면욕, 재물욕, 명예욕과 같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요건들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치면 해가 됩니다. 자신의 욕심이 지나쳐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자신의 욕심을 잘 파악하고 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욕심을 조절할 줄만 알아도 큰 이익이 있습니다.

이제 ‘원력을 세우라’는 말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쉽게 정의한다면 불교에서 원력은 맹세(盟誓)와 회향(廻向)의 의미를 갖습니다. 나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내 주변 모든 이웃들과 인연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과 마음을 원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욕심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원력은 크면 클수록 좋습니다. 아미타부처님이 되시는 법장(法藏)비구의 48가지 원과 보현보살의 10가지 대원, 사홍서원 같은 것이 대표적인데 항상 마음속으로 염원하기 때문에 맹세의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공덕을 이웃에게 향(向)하게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행한 선근인연(善根因緣)의 행(行)을 일체중생의 깨달음을 위해 돌려주므로 회향의 의미도 갖습니다. 그래서 불자가 원력을 갖는다는 것은 바른 신행을 위한 필수요건입니다.

욕심과 원력의 의미가 대체적으로 이렇습니다. 질문과 연관해서 불자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의미를 새기는 일과 더불어 ‘욕심을 버리고 원력을 세우는 일’이 두 가지 일이 아닌 하나의 사실이란 점입니다. 마음의 변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불교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은 보통 ‘기도’라는 신앙행위를 통해서 불교를 접하고 이해해 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도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곧 소원성취의 방법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큽니다. 초심자가 처음엔 가족의 건강과 성공, 행복 같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고 하십니다. 자신의 행복은 타인의 행복을 위할 때 진정으로 찾아온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인과의 도리고 인연의 법칙이지요.
 
불자여러분!
욕심은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혜가 더해지면 가능합니다. 마음은 지혜가 없으면 욕심에 머물러 있지만 지혜가 있으면 원력으로 발전합니다. 지혜를 기르는 것이 수행입니다.
비유가 좀 그렇습니다만, 나만 잘되고 남은 망하기를 기도하는 분들이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모두들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우리들 마음 한쪽에는 이런 생각이 항상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욕심으로 기도하면 자신을 망가뜨립니다. 항상 자기를 먼저 돌아보고, 남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무엇인가를 주는 마음으로 기도해 보십시오. 어느덧 욕심은 사라지고 원력이 남아있는 내 마음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글 |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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