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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와의 인연
2019년 11월 02일 (토) [조회수 : 61]
   
 

국화꽃이 만발한 조계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봉사자들은 마당 곳곳에서 서로 맡은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으며 가피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앉아 있기만 해도 편안해지고, 덤으로 스님의 독경소리를 들을 때는 숙연해지는 마음이 모든 번뇌를 녹여 내려 주는 듯 하다. 나는 근처에 일을 보기 전에 보시할 쌀을 사 들고 대웅전에 가서 부처님께 삼배의 예를 올리고 나왔다.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해진다.

내가 조계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4년. 남편이 예전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스님께서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쓰신 원고로 책을 만들게 되면서부터였다. 남편과 함께 원고를 읽는데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고, 책으로 출간 되어 펼쳤지만 까막눈은 여전했다. 그 뒤에 불교 서적(부처님의 생애)을 읽기 위해 가끔 다니던 조계사에서 기본교육을 받게 되었다.
‘불교’에 대해서는 가끔 대웅전에 들러 부처님을 마주하고 앉아 “사업 잘되게 해주세요.” 그렇게밖에 기도할 줄 모르던 어리석은 중생이었다.
기본교육을 받고 ‘반야행’이라는 법명을 받았지만 불심이 무엇인지도, ‘반야행’이라는 법명이 왜 필요한지도 모른채. 만발봉사를 해야만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종로지역 봉사 때 열심히 설거지를 했다. 그 인연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가 종로지역 재무 일을 맡게 되었고, 일을 하며 만난 사람들은 오랫동안 절에 다녀 모두 신심이 깊었다.
당시 종로지역장(이현경), 총무, 교무, 재무 네 명은 모두 극성스러울 정도로 재미있고 열심히 했다. 방생 가는 날에는 종로지역은 버스가 열여섯 대라 간식도 버스 한 대당 42명씩이면 간식봉투를 672개를 만들어야 했다. 그런 날에는 지역장과 새벽 세 시에 만나 조계사로 가서 준비했었다.

지역 일하면서도 처음 들어보는 반야심경, 천수경, 금강경 강의를 저녁시간에 몇 번이나 들었지만 무슨 말인지 몰라, 하루는 지역 법회 때 뵈었던 스님께 금강경 강의를 들어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씀드렸더니 “21일 동안 일자일배 사경과 금강경 독송을 하는데 입재하고 기도가 끝나는 날에는 반드시 회향을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처음으로 기도하는 법을 배웠다.
지역법회, 저녁 강의, 조계사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석하면서 깊은 무명에서 조금씩 눈 뜨기 시작했다. 사회에서 배웠던 것보다 지역일 일년 반 하면서 노보살님과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보살님들께 많은 것을 배웠고,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역에서, 불교대학에서, 선림원에서 두루두루 봉사를 할 때는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했지만 앞으로 시간이 된다면 봉사는 계속하고 싶다.
지금도 가끔씩 화가 불쑥불쑥 일어나는 자신을 볼 때 ‘아차’하는 알아차림을 하는데 처음 봉사할 때는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화를 냈던 일은 두고두고 부끄럽고, ‘탐진치’가 얼마나 무서운지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요즘은 새벽에 일어나 참선하기 전에 부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일상에서 알아차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선지식을 만나 공부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도반들이 있는 조계사는 나의 영원한 도량이다.

글 | 고진숙(般若行, 우리동네조계사 종로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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