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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등(無盡燈)
2019년 05월 01일 (수) [조회수 : 50]
   
 

요즘은 어디를 가나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 마치 꽃대궐에 사는 듯 살풋 설레입니다. 곳곳에서 몸을 푸는 봄꽃들이 추운 겨울을 나며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부드러운 일렁임까지 선사합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부처님 탄신을 축하하는 다양한 행사와 더불어 잔치준비를 하느라 스님과 종무원, 많은 신도단체들이 분주하게 오가며 도량전체가 북적북적 합니다. 불자라면 그 어느 때 보다 환희심으로 충만해지는 계절이기도 하죠.

올해도 부처님의 가피 안에서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기원하며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으로 부처님 전에 등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님과 형제를 향한 그리운 마음에 어디서든 부처님 법을 만나 행복하시기를 기원하는 바램을 담아 한 분 한 분 영가 등을 달았습니다.

등을 달며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지 2600년이 지난 지금 이 시대, 부처님 전에 등을 밝히는 의미는 무얼까 생각해 봅니다.
매스컴을 대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최근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나 거칠고 야비하게까지 여겨집니다. 유명인이나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비리와 추문이 드러나도 막무가내로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며 끊임없이 서로 공격을 해댑니다. 싫든 좋든 TV나 신문을 통해 보고 듣게 되는 세상살이에 동업중생으로써 느끼는 피로감이 연일 덧쌓여 가는데,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그런 현실을 개선할 능력이 별로 없다는 무력감과 자괴감은 또 어찌 해소해야 할지요.

도량 가득한 오색등 아래 서서 그런저런 생각들을 주섬주섬 꺼내봅니다. 등 하나에 생각 하나씩 걸어봅니다. 그런데 문득 저만치 부처님께서 천천히 걸어오고 계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한없이 인자하고 더 없이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정성스레 등을 다는 우리를 향해 잔잔히 미소를 짓고 계신 것만 같습니다.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
부처님의 간절하고도 자비로운 음성이 아주 가까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무진등(無盡燈)이 있습니다.
하나의 등불로 수천, 수백의 등잔에 불을 붙여 끝없이 등불이 밝혀지는 것이죠.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잇따라 전파되어 다함이 없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 도량에 다는 등불이, 매양 제 뜻대로 하려하고, 뜻대로 안되면 성을 내고 정당하지 않은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제 뜻을 관철시키려 하거나 모함도 일삼고, 그런 모든 행위가 악업이 되어 쌓인다는 것에 둔감한, 탐진치 삼독심(三毒心)을 일삼는 자들로 인하여 벌어지고 있는 어둡고 혼탁한 세상에 밝고 환한 빛을 연달아 비추는 무진등으로 중중무진 퍼져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언제나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기를 곱고 화사한 오색등을 향해 두 손 모아 합장 발원합니다.

글 | 김문주 혜명심(신도회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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