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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마음으로 이 공양 올리오니
조계사 소임본부 육법공양팀
2019년 04월 01일 (월) [조회수 : 22]
   
 

육바라밀 실천의 의지를 담은 여섯 가지 공양물 

향, 등, 차, 꽃, 과일, 쌀.
육법공양(六法供養). 부처님께 바치는 여섯 가지 공양물이다.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자비와 지혜의 정수인 부처님 정법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으로 올리는 공양물이다. 그리하여 이 여섯 가지 공양물 하나하나는 육바라밀의 상징이기도 하다.

향은 해탈향으로, 육바라밀 중 지계에 해당하며 희생과 공덕의 상징이다. 향을 사름으로써 온 우주법계가 청정해지듯 계율을 잘 지겠다는 다짐이다. 등(燈)은 반야등(般若燈)으로 지혜를 뜻하며, 촛불이 자신을 태워 어둠을 물리치듯 중생의 무명을 밝혀주는 광명이 되겠다는 의미이다.

차는 감로다(甘露茶)로 청정수나 녹차를 올리는데, 육바라밀 중 보시바라밀이며 부처님 법문이 훌륭함을 상징한다. 꽃은 만행화(萬行花)라 하여 인욕을 상징한다.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인내가 필요하듯, 꽃 공양은 인욕 수행과 찬탄을 의미한다.
과일은 보리과(菩提果)라 하여 육바라밀 중 선정을 상징한다. 거센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야 비로소 알찬 열매를 맺듯, 고요함을 품은 선정으로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끝으로 쌀은 선열미(禪悅米)라 하여 정진을 상징하는데, 봄에 씨를 뿌려 갖은 노력 끝에 가을 수확의 기쁨을 맛보듯, 정진의 결과로 얻는 깨달음의 환희를 의미한다.

육법공양은 신라 경덕왕 14년(755)에 간행된 『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 호암박물관 소장) 말미에 ‘연기 조사가 국태민안과 선망부모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대사경법회를 열었으며, 이 법회에서 청의 동자가 꽃을 뿌려 도량을 청정히 하고 대중들이 향, 등, 차, 꽃, 과일, 쌀의 여섯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렸다’라는 기록을 토대로 재현한 전통 공양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초하루법회 장엄하는 육법공양의식

“해탈의 향 지극한 정성으로 예경하여 올립니다. 계향 정향 참다운 향기 하늘까지 피어올라, 삼천대천세계에 맑게 퍼져 가옵소서.”

조계사의 음력 초하루법회는 육법공양의식으로 시작된다. 국악명상음악 ‘나를 찾아가는 길’이 잔잔하게 깔리고, 하루 전부터 정성껏 준비한 여섯 가지 공양물을 받쳐 든 육법공양팀(팀장 월명심 유영애)의 발걸음이 불단을 향한다. 그리 멀지 않은 길이건만, 몇십 년을 해온 일이건만 한 걸음 떼는 일이 어찌나 떨리는지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자칫 한 발짝 헛디디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중에도 얼굴에는 미소를 잃지 않아야 한다. 보는 이들은 “선녀처럼 예쁘다”라고 부러운 기색이지만, 공양물을 준비하는 일도 만만치 않고 공양 올리는 순간에는 진땀으로 속옷이 흥건히 젖기 일쑤다. 마치 물 위의 백조가 유유히 떠 있는 듯 보이지만 물속의 두 발은 숨차게 휘저어야 하듯…. 

육법공양팀의 월별 정기 활동 중 가장 중요한 행사는 초하루법회 공양의식이다. 매달 초하루법회 때면 임원들은 새벽 6시 반까지, 팀원들은 8시까지 도착해야 한다. 육법공양의식에 필요한 최소 인원은 열두 명. 스물다섯 명의 팀원 중 절반은 동참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팀원들 대부분이 직장인이거나 대학생, 대학원생이고 보니, 열두 명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팀 운영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유영애 팀장이 유일하게 애먹는 일이다. 평일 행사가 많아서 여의치 않을 때는 팀원들이 월차휴가를 내거나 반차휴가를 쓰기도 한다.

“팀원 연령층이 주로 20대~40대인데, 30대가 가장 많아요. 20대 학생도 3명 있고, 대학원생, 교사, 대학강사, 비행기 승무원, 편집기자 등 전문 직종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이어서 개성이 뚜렷해요. 분위기도 활기차고, 의사 표현이 정확해서 일하기 편해요. 제 성격과도 잘 맞고….”  
 
유 팀장은 초하루법회 때 공양의식을 마치고 내려와 팀원들과 함께 합장 삼배를 올릴 때,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젖어드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팀원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니, 묘한 일이다. 긴장이 풀리면서 차오르는 일종의 성취감이라고 한다.
육법공양팀의 일은 공양 올리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법회가 끝나면 올린 공양물을 불단에서 내려다가 분류하고 정리해서 마무리까지 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오후 3~4시가 훌쩍 넘는다.
  

조계사의 얼굴, 종단 차원 행사에도 참여

육법공양팀 창립은 2000년도 전쯤으로 추측된다. 기록은 2010년도부터 남아 있지만, 그 전부터 활동한 듯 보인다. 사중의 초하루법회를 비롯해서 연꽃축제, 국화축제, 생전예수재, 동지팥죽나눔행사, 신년하례식, 연말 타종식 등에서 공양의식과 의전 등을 맡았다.

더불어 종단의 주요 행사인 봉축법요식, 연등축제, 시청점등식, 총무원장 취임식 등과 연말에 열리는 포교 및 출판, 문화 관련 행사에서 의전 및 시상 등을 맡아왔다. 대표적인 대외 행사로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을 꼽을 수 있다. 작년 4월에는 총무원장 등 종단 스님을 비롯해서 대통령과 행정부 각료들이 참석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서 무대 의전 봉사를 맡기도 했다.
이처럼 종단 행사의 출장 봉사도 적지 않은 까닭에 팀원들 스스로 ‘조계사의 얼굴’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팀원의 조건으로 20~30대 여성불자이며 행동거지와 몸가짐 등에 비중을 많이 두지만 내면의 품성을 더 중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0대에 들어와 30~40대가 된 팀원들

현재 가장 신참 팀원은 스물세 살(김소현)로, 8개월째에 접어든다. 조계사 신도인 어머니의 권유로 들어와 불교기본교육도 받으면서 사찰 예절, 다도, 옷매무새, 걸음걸이, 자세 등을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다른 공양물과 달리 과일이나 차는 공양 올리기까지 정성스런 손길을 거쳐야 한다. 특히 과일은 일곱 가지(사과, 귤, 용과, 오렌지, 망고, 사과, 파인애플, 아보카도 등) 이상을 색깔과 모양 등이 어울리게 보기 좋게 담아야 하므로 감각 있는 손길이 필요하다.

다행히 팀원들은 해외나 먼 지방으로 이사 가는 등 불가피한 일이 아니고는, 그만두는 경우가 적다. 20대 대학생 때 들어와 결혼해서 아이 엄마도 되고, 30대, 40대에 접어든 사람이 많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만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깊어, 부족한 팀원으로 인한 어려움을 메워주고 있으니, 시간의 힘은 정말 세다.     

유 팀장과 김혜은(법안심) 총무, 반주연(혜광심) 재무, 그리고 김은경(금강수) 교무 등, 이 네 사람은 이제 눈빛만 보아도 서로 통할 만큼 서로에게 오른팔이며 왼팔이다. 집안의 크고 작은 일부터 개인적인 고민 등을 상담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며 도반의 정을 쌓아가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아름다운 ‘얼굴’이 되어가는 중이다.
 

잠깐 인터뷰_ 육법공양팀 월명심 유영애 팀장

   
 

‘일구월심(日久月深)’이란 말이 딱 어울릴 만큼, 유영애 팀장의 조계사에 대한 인연은 나날이 깊어지는 듯하다. 20여 년째 조계사만 다니고 있고, 1년 반 동안 노원구 지역법회장으로 활동하는 중에도 육법공양팀 일을 놓지 않았을 만큼 봉사에도 열정적이다. 지금 그는 육법공양팀 팀장이면서 가장 오래된 터주대감이다.


약 300번 육법공양의식 참여

“어릴 때 남대문 근처에 살아서 어머니를 따라 조계사에 다닌 적이 있어요. 커가면서 멀어졌지만 어릴 적 인연이 깊었는지 결혼한 뒤에 다시 오게 되더군요.”
그가 다시 조계사를 찾게 한 사람은 당시 외국에 유학 가 있던 외동딸이었다. 어머니가 맺어준 인연을 딸이 다시 연결해준 셈이니, 참으로 신기하다.

초창기에 대웅전에서 만난 한 보살이 “화엄성중님이 예뻐하셔서 조계사에서 일 오래 하시겠네요”라고 했던 말이 새삼 떠오른다. 그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아마 오늘을 두고 한 말인가 싶단다.
“여지껏 힘든 일 한 번 겪지 않고 살아온 건 조계사 부처님 가피 덕분이에요. 지난 17년간, 매해 18차례 정도 육법공양을 직접 올렸으니, 거의 300번은 되잖아요.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공덕이 크다더니,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이구나 싶어요.”

더욱 신기한 건, 팀장을 맡고 나서 단 한 번도 육법공양의식 때 실수를 한 적도, 몸이 아프거나 일이 생겨서 빠진 적도 없다. 어떻게 12년 가까이 되는 그 시간에 단 한 번도 불가피한 일이 없었을까 놀랍다.
“복이 많죠. 나이 들어가는 게 아쉬울 뿐이죠. 남편이 현직에 있어서 홀가분하게 봉사할 수 있고, 게다가 적극 지지해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니 더 바랄 게 없지요. 큰 행사 때면 말없이 와서 지켜보다 가기도 해요.” 

그럼에도 독불장군은 없듯, 육법공양팀이 잘 돌아가는 건 임원들의 넓은 배려 덕분이란다. 팀장으로서 화낼 일이 있을 때면 먼저 눈치를 챈 총무나 때로는 다른 임원이 대신 언성을 높이며 무마해줄 정도다. 그런 속 깊은 도반들과 함께하는 한, 유영애 팀장의 내일도 지나온 날들처럼 화사할 듯하다.

글 | 노희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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