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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2019년 02월 01일 (금) [조회수 : 105]
   
 

절에 다니면서 기도하고 공부하는 초심(初心)불자입니다. 저는 항상 기도하는 내용이 흔히 말하는 소원의 한계를 넘지 않습니다. 기복신앙에서 더 나아가지 않아서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신행의 체계도 서있지 못하고 불교의 성격도 그런 것 같은데,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불교에서는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삼보는 불자들에게 있어 삶의 지표이자 수행의 의지처로 언제나 중요합니다. 그러나 처음 불교에 입문하는 초심불자들은 삼보에 대한 믿음보다는 각자의 소원을 가지고 신행을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언제나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아픈 분들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지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되어 돈도 많이 벌게 해달라고 합니다. 삶에 있어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요구를 하는데, 이것은 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공통된 출발입니다. 잘못된 신행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이에 대한 종교의 응답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기복(祈福)은 이렇게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욕구에 부응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지나친 기복은 문제가 되겠지만 기복적 요소가 없는 신행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간절함은 기복에서 나올 수도 있거든요. 다만 훌륭한 종교라면 그러한 보상심리를 보다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조금 어렵게 표현하면 향상일로(向上一路)라고 합니다.

바른 믿음을 가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완성입니다. 부족한 나의 생각과 행동, 이기적인 마음의 상태가 보다 나아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이지요. 그것을 수행이라고도 합니다. 나의 수행이 기도로, 또는 공부로 나타나면 더욱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자님들에게 기복적인 믿음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신행의 자세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불자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자세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첫째, 불자는 인과(因果)와 인연(因緣)에 기초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내 행위의 과보(果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이 잘 되고 안 되고, 얻고 잃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과는 틀림없습니다. 또한 나의 존재는 나라와 사회, 가족과 친구들이 주는 인연에 의한 것임도 알아야 합니다. 나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세상 인연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지요. 그 인연들에 감사하는 것이 나의 생존을 소중하게 합니다.

둘째는 내 안의 가능성을 믿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만이 결점을 바꾸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합니다. 마음이 외부 경계에 의해서 움직이고, 외부 물질의 노예가 되면 곤란합니다. <반야심경(般若心經)>에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음으로 두려움이 없고 뒤바뀐 헛된 생각을 벗어나서―라고 하듯이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면 원만하고 분명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나를 떠나 나를 찾으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본래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 바른 신행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불교는 신행의 체계가 불분명(不分明)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삶의 방법을 강조하는 종교라고 보셔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내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부처님의 가르침이야말로 바른 믿음의 방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기도하고 공부하시면서 나의 생각과 행동의 중심을 나와 가족, 이웃과 사회로 향하게 해 보십시오. 소원의 한계가 점점 넓혀지면, 그것이 불교적 신행입니다.

글 |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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