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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심
2018년 12월 01일 (토) [조회수 : 149]
   
 

화두 참선을 공부 중인 조계사 선림원에서 가을학기 수련회를 다녀왔다. 출발 당일 기온은 쌀쌀했으나 기분은 상쾌했다. 충남 공주에 위치한 한국문화연수원으로 가는 길 계곡 사이를 감아도는 도로 주변엔 가을 단풍이 한창이었다.

수련회 입재식 후 지도법사 스님의 지도에 따라 참선 수련을 시작했다. 스님은 입재 법문에서 “가을 단풍이 절정인 지금 여러분은 단풍 구경 여행을 마다하고 왜 고생스런 참선 수련에 왔는가. 힘이 든다고 적당히 하거나 친목회 온 기분으로 하겠다면 당장 돌아가라. 길지 않은 남은 인생, 죽고 사는 일대사문제를 해결하고 말겠다는 대신심으로 수행하라”고 말했다.

대신심은 화두를 들면 반드시 일대사를 깨칠 수 있다고 하는 굳은 믿음으로 결코 흔들리지 않고 공부해 나가는 자세라고 한다. 이것은 화두를 공부하는 사람이 갖춰야 하는 세 가지 요소 가운데 제일 덕목이라고 한다. 대신심. 대신심. 대신심. 오늘의 화두다.
 
참선 수련은 매 시간마다 45분 좌선, 15분은 휴식과 포행을 하며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아침 식사 후 두 시간 동안 연수원 옆에 위치한 마곡사에 조성된 솔바람 길(백범 명상 길)을 걸었다. 철야 정진의 피로를 풀며 백범 선생이 이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오전 참선 수련을 끝으로 수련회를 마무리하는데 선림원장 남전 스님은 “참선을 하는 목적은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에 두려움을 갖는 번뇌와 망상으로 인한 고통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다. 번뇌는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일어나 마음을 산란하게 한다. 이것이 누적되면 정신 불안과 고통을 받게 된다. 번뇌 망상이 일어남을 알아차리면 산란하고 괴로운 마음은 사라진다. 번뇌나 망상이 일어남을 알아차리려면 마음이 고요하고 청정한 선정의 경지에 있어야 한다. 참선수행은 선지식의 도움을 받아서 제대로 해야 한다. 잘못하면 큰 문제에 빠질 수 있다. 이타행의 바른 삶을 위해 참선과 육바라밀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수행하라”고 감로법문을 내려주셨다.     
 
이틀 동안의 집중 수련을 통해 저마다 공부에 얼마만큼 진전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수련회 청규(규칙)에서도 다른 사람의 정진에 대해 일체 관심을 갖지 말라고 했다. 옳은 말이다. 일대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것에 관심을 둘 필요도 여력도 의미도 없다. 다만 번뇌를 끊고 부처의 성품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처인 자기 성품을 바로 보라고 강조하고 있는 화두 참선을 공부하는 우리들은 이틀 동안의 집중 수련으로 본래부처 자리를 바로 보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가을 단풍이 절정인 지금 단풍 구경을 마다하고 일대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신심을 일으킨 소중하고 여법한 시간이라는 점이다.

대신심. 대신심. 대신심. 오늘의 화두다.

글 | 강옥기(성담, 선림원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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