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8.8 토 16:40
> 뉴스 > 기획칼럼 > 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2018년 11월 01일 (목) [조회수 : 150]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효(孝)를 중요하게 여기고 가르칩니다. 불교도 백중과 중양일 등 조상과 부모에 대한 천도재와 같은 효행을 강조하던데요. 출세간의 종교인 불교는 효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일부에서는 불교가 유교에 대응하기 위해 효를 중요시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효(孝)하면 유교(儒敎)가 떠오릅니다. 〈논어(論語)〉를 비롯한 사서삼경(四書三經) 같은 유교의 주요한 경전들이 모두 효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증자(曾子)가 편찬한 〈효경(孝經)〉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부모에 대한 효를 가르치는 경전입니다.

반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교를 출세간(出世間)적인 종교로 이해합니다. 수행자의 출가(出家)와 세속에서 벗어난 수행환경 같은 불교의 특징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탈(解脫)이나 열반(涅槃)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 불교의 출세간적인 경향은 세간적인 효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일부에서는 시대적인 상황에서 불교의 효가 유교의 배불론(排佛論)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생겨났다고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조선(朝鮮)은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숭상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비판하는 논리로, 부모와 임금도 모르는 무뢰배라는 뜻의 ‘무부무군지도(無父無君之道)’를 내세워 배불론을 폈지요.

그렇다면 실제로 불교는 효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교는 어느 종교보다도 효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도 효에 대한 중요성은 거의 모든 경전마다 나타납니다. 초기경전에서부터 대승(大乘)경전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심지어는 율장(律藏)에서도 효가 설명되어지고 있는 것은 유교에 대한 대응이나 세간적인 거리감보다는 불교가 고유의 가르침으로 효를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리적인 측면에서도 불교는 효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불교는 인간 중심의 종교입니다. 더불어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불교는 현실적인 가르침을 강조합니다. 불교의 중요한 교리는 모두 인간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더라도 효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자연스럽게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불교의 인과관계(因果關係)에서 본다면 부모의 은혜에 대해 보답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당연한 도리이기 때문이지요.

다만 불교는 효를 행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선 유교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유교의 효에 대한 가르침이 자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 반면, 불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부모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보은(報恩)의 행위가 바로 효의 본질이라고 가르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유교의 효는 일방(一方)의 성격이 있습니다. 부모에 대한 자식의 무조건적인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불교의 경전을 보면 어버이의 자애(慈愛)에 대한 설명이 효에 관한 언급으로 많이 나타납니다. 이 자애에 대한 마땅한 자식의 도리가 보은인 것입니다. 이 보은은 효로 나타납니다. 부모로부터의 은혜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자애가 그대로 자식에게 통하는 곳에 효행으로써 봉양(奉養)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효가 보은으로 구현되는데 불교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효는 자연적인 발로에서 시작됩니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같은 경전에는 부모의 은혜로 ‘뱃속에서 품고 지켜주신 은혜, 회탐수호은(懷耽守護恩)’에서 ‘끝까지 사랑해 주신 은혜,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까지 10가지가 나와 있고, 자식이 은혜를 갚는 방법으로 ‘경을 쓰는 것, 사서차경(書寫此經)’에서부터 ‘보시해서 복을 닦는 것, 보시수복(布施修福)’까지 모두 6가지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우리들 각자의 효행을 통해 살아 계신 부모는 편안하고 즐겁게 모시는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부모가 돌아가신 사후에는 극락왕생을 발원하여 다시는 생사(生死)의 길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고 도와드리는 것을 효의 완성으로 가르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영향으로 큰 불교의식에서는 조상과 부모에 대한 천도재 등을 빠트리지 않고 봉행하는 것입니다.

글 |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
글 | ‌남전스님 (조계사 선림원장)의 다른기사 보기  
ⓒ 미디어조계사(http://news.jogyesa.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조계사뉴스
‘백만원력 결집불사 저금통과 약정금 ...
노드정보기술, 열화상 카메라 기증
화엄성중기도 입재식 봉행
문화
방송
조계사 정초7일기도회향 원행스님 ...
조계사 정초7일기도입재 지현스님 ...
조계사 일요법회 진우스님 법문(2...
기획칼럼
고달픈 민초들의 염원, 미륵의 세상을...
좋은 인연 만들기
보살(12)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3144)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55 | Tel 02-768-8600 Fax 02-720-2299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수용
Copyright 2010 미디어조계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