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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재입문하다
2018년 08월 01일 (수) [조회수 : 167]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자님들로 가득 찬 대웅전에 들어갔을 때 문득 돌아가신 시어머님 생각이 나 울컥했습니다.

어머님 생전 늘 좋지만은 않은 고부간이었음에도 해마다 사월 초파일만 되면 “야야! 이 날은 꼭 절밥을 먹어야 복을 받는 거다.” 하시며 딸에게 대하듯 제 손을 끌어당겨 공양간 한편에서 미역국에 열무김치를 먹이고 나서야 모든 것을 이루신 듯 웃으시던 어머님의 모습… 아마 그때부터 저도 모르게 어머님을 따라 불자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 세상 떠나신 후, 한 동안 뜸했던 절과의 인연은 아들의 성공만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다시 이어졌습니다. 아들들이 수능시험에서 본인의 평소실력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찾아 기도할 때, 왠지 노스님의 염불과 목탁소리가 저의 이기적인 마음에 평안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요행을 바라던 저의 바람과 달리 두 아들 모두 본인의 실력에 따른 대학에 갔을 때 내심 부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느 덧 제 나이도 환갑에 가까워지니 젊은 시절 누구보다 강했던 남편은 정년퇴직을 하고, 아들들은 결혼하여 자신들의 인생을 찾아 제 품을 떠났습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허전한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때 어머님의 말씀과 노스님의 목탁소리가 생각난 것은 우연이었을까요.

저는 불교에 다시 새롭게 입문했습니다. 나이 들어 시작한 불교공부에 재미가 들어 사성제, 팔정도 등 부처님 말씀을 필사하다보니 가슴속 상념들이 점차 사라지며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장님으로부터 지역법회에 참석하라는 연락이 여러 번 와도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었는데 매번 연락을 주시는 지역장님께 미안하고 감사하고,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에 지역법회에 참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지역법회에 참석하다보니 제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저에게 지역장의 소임을 맡겼습니다. 아직 불교를 잘 알지 못하지만 도반들과 마음을 나누며 법회를 하고, 성지순례도 다녀오다 보니 요즘은 참석하는 신도가 20여 명에서 30여 명으로 늘어나 법회분위기도 활발해지고 저 역시 마음 나눌 이가 점점 늘어나 행복감도 더 커져 갑니다.

처음엔 시어머님 손에 이끌려, 그 후엔 제 욕심 때문에 다녔던 절이 지금의 저에게 이렇게 큰 행복과 즐거움을 주니 더 많은 사람들과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도 따라 커집니다.

이제 ‘불교에 진심으로 입문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저에게 새로운 소망이 생겼습니다. 작게는 지역모임의 도반들과, 크게는 불교에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도반들이 서로 애경사를 챙기며 친목을 도모하고 기도도 즐겁게 하여 마음의 근심을 덜어내어 궁극엔 우리도 부처님같이 깨달음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늘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시는 부처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 | 조월순 (월명심, 조계사 지역본부 도봉지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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