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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 음
2018년 07월 01일 (일) [조회수 : 156]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공간으로 들어서면 은근 불안감이 따라 붙는 때가 있습니다. ‘온갖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를 이고 있는 저 천정이 무너지면…’ 그런 때마다 ‘설마, 설마’를 주문처럼 외우며 계단을 따라 지하세계로 내려갑니다.

무심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땅이 푹 꺼지는 씽크홀 현상이 떠오르면 나도 모르게 다리가 뻣뻣해지고 발걸음이 주춤해집니다. 걱정 없이 누려오던 신뢰가 이곳저곳에서 잘려나가고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불안과 불신이 들어차 자꾸만 세를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물론이고 매일매일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신뢰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그 가운데에서도 종교는 믿음이 존재의 근거이자 생명 그 자체입니다. 불교를 믿으니까 절에 가고, 믿으니까 부처님 전에 절하고, 소원을 빌고, 기도하고 제 나름 수행방식을 택해서 정진합니다. 습관처럼 몸에 배다시피 한 신행생활의 한 대목을 정지시키고 나는 대체 무엇을 믿고 있는 걸까 가만 제 자신을 들여다봅니다.

당연히 부처님을 믿지요. 부처님은 더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이루신 분이고, 무한한 지혜와 자비로 일체중생을 깨달음의 경지로 인도해주시는 분이고, 진실만을 말씀하시는 분이고, 그래서 부처님께서 설해주신 가르침대로 따라가면 온갖 욕망과 집착으로 가득한 번뇌와 무지의 늪에서 벗어나 나도 언젠간 부처님처럼 걸림 없는 자유와 고요한 열반의 경지에 이를 수 있으리란 걸 믿습니다.

신행생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신해행증(信解行證)의 과정에서 불교에 입문하여 삼귀의와 오계를 수지하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매일 경전을 보며 부처님의 말씀을 하나라도 더 만나려 애쓰고 있으니 신(信)의 단계와 해(解)의 과정엔 틀림없이 들어서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만 행行에서 고개가 숙여집니다. 자주 내 뜻대로 하려하고 그러다 안 되면 성을 내며,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탐진치 삼독심에 휘둘리다 보면 부처님의 가르침과 아주 멀리 떨어져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어디라도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워집니다.
부처님께선 믿음은 만물을 길러내는 대지와 같아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고 하셨죠.
그런 믿음에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매일 남의 소나 세는 아둔한 어리석음을 넘어 믿음 그 자체를 기만하는 것은 아닐까요.

부처님을 향한 믿음이 그동안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왔고 지금 이 순간 어느 방향을 향해 가게하고 있는지, 궁극엔 모든 것을 알게 해 줄 믿음이 진정 바르게 자라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봅니다.

글 | 김문주 (혜명심, 조계사 신도회 사무처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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