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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길
2018년 06월 01일 (금) [조회수 : 198]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 있는 이 계절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왜냐하면 나와 인연 있는 모든 분들, 부모님과 스승님께 받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일깨워주는 달이기 때문이다. 감사한 일들 중 최고는 부처님 정법, 최상승 참선법과의 만남이라는 생각이 든다.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어려서부터 만족함을 못 느끼고 무언가 허망한 듯 좋은 것을 가져도 좋은 줄을 몰랐다. 어린 시절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길 만큼 몸이 허약했던 나는 사춘기를 지나 대학 다닐 때도 마음속에 늘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곤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신문사에 입사하여 촉망받는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인생에 대한 의문과 일상에서 느끼는 순간들이 모두 허상인 것만 같았다. 게다가 1980년대는 군부독재 시대라 정권의 뜻에 따라 언론사가 통폐합되던 시대여서 그때 내가 몸담고 있던 첫 번째 신문사와 두 번째 직장이었던 잡지사도 바른 말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 폐간되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취재하며 맺었던 인연으로 송광사에 자주 내려가게 되었다. 그때 방장 구산스님과 법정스님을 가끔 뵐 기회가 있어도 답답했던 속내를 여쭈어보진 못하고 단지 자연 속에 죄다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송광사 숲길을 걷다 올 뿐이었다.
그러던 중 법정스님께서 송광사 월간 포교지인 불일회보를 맡아 달라 요청하셔서 불교를 잘 모르지만 일단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불일회보 첫 권부터 읽고 자료 수집을 하며 정성을 들여 만들어 냈다. 다행히 불자들이 불일회보를 읽고 새롭게 일어난 신심으로 불교를 믿게 되었다는 편지를 많이 보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나 역시 불일회보에 실린 어느 불자의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동양의 참선만이 인류의 정신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간화선이 세계적으로 전법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그 글과의 만남을 계기로 바로 주변정리를 하고 용화선원에 하안거 선방 방부를 들였다. 송담스님께 화두와 불명을 받고 본격적으로 참선공부를 시작하였다.
한 평도 안 되는 회색 좌복 위에서 화두라는 단칼로 망상과 삼독심, 아상을 베어내는 침묵의 묵언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평생 동안의 선방생활은 행복한 길을 선택했다는 자부심마저 든다.

5년 전 부터는 조계사 선림원에서 부처님과 선림원 가족들을 위해 선림원 도반들과 함께 봉사를 하며 참선공부를 이어가고 있는데 더 없이 행복한 이 길이 언제까지고 이어지길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아본다.

글 | 윤주심 (조계사 수행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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