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5 월 17:12
로그인
> 뉴스 > 기획칼럼 > 우리나라 사찰의 역사와 문화
     
조선전기의 사찰
2017년 11월 01일 (수) [조회수 : 255]

   
▲ 원각사 10층석탑(서울 원각사지, 탑골공원)
조선의 건국과 불교

고려는 몽고가 침입하자 약 40년간 강화도에서 항쟁한 후 1270년 개경으로 환도한다. 고려는 이때부터 14세기 중엽까지 원(元)의 간섭 하에서 직접적인 지배를 받게 된다. 이후 원이 점차 쇠퇴하자 공민왕(재위 1351~1374)은 원으로부터 벗어나 자주성을 회복하고자 정치체제를 정비하기도 하였으며, 1368년에는 주원장이 원의 수도인 북경을 함락하고 명明을 건국한다. 명이 건국 후 고려에 대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자 고려는 요동정벌을 계획하기도 하였으나 이성계와 그 일파는 명분과 실리를 내세워 위화도에서 회군하며 고려의 실권을 잡게 되고 마침내 1392년 조선을 건국한다.

불교는 고려시대에 국교로서 왕실과 집권층을 기반으로 융성하였지만 후기로 오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누적된다. 사찰의 토지와 노비 증가로 인한 국가 조세수입의 감소, 사원에 대한 면역(免役)으로 인한 도피성 출가와 이에 따른 생산력과 군역 감소, 과도한 불사에 따른 재정 문제, 불교의 세속화 등 여러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고려말기의 불교 비판은 불교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니었다. 즉 불교의 교리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사찰의 비대화나 세속화가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불교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되었고 불교를 억압하기에 이른다. 조선의 건국 주체세력은 주자 성리학을 신봉하는 신진세력들이었는데 이들은 성리학이 중화의 정통이고 불교는 오랑캐의 종교라 비판하였다. 또한 사찰의 비대화와 각종 폐단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불교계와 긴밀한 관계에 있으면서 정치·경제적으로 기득권 세력이었던 권문세족들은 새롭게 조선을 건국한 세력들에게 청산의 대상이었고, 이들에 대한 비판이 불교 배척으로 확대된 측면도 있다.

태조와 신진세력들은 조선을 유교 국가로 천명하였지만 조선의 왕들은 불교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였다. 태조 이성계는 불교를 신봉한 대표적인 왕으로 고려의 불교전통을 계승하였다. 태조는 즉위한 해에 무학 자초(無學自超, 1327~1405)를 왕사로 임명하고 궁중에서 200명의 스님들에게 공양하였고, 즉위 3년에는 천태종 승려인 조구(祖丘)를 국사로 임명하였다. 또한 태조는 개성 연복사탑 낙성을 기념하여 문수법회를 베풀고 한양 천도 이전과 이후 8차례나 연복사에 행행(行幸)하였으며, 연복사에 토지세를 면제해주기도 하였다. 또한 태조는 먼저 죽은 신덕왕후를 위해 정릉 옆에 능침사찰인 흥천사(興天寺)를 건립하고 왕후와 왕자의 난으로 살해된 어린 왕자들을 위해 제를 지냈으며, 이외에도 수 많은 불사와 불교행사를 개최하는 등 불교를 숭상하였다.

하지만 태종은 왕위에 오른 후 억불정책을 단행하였다. 그는 전국에 242개 사찰만 남기고 사원의 토지와 노비를 몰수하였다. 또한 태종은 당시 11개의 불교 종단을 조계종·천태종·화엄종·자은종·중신종·총남종·시흥종의 7개 종단으로 축소하였다. 그리고 신라부터 고려, 그리고 선친인 태조대까지 이어지던 국사·왕사 제도를 폐지하였다.
이러한 불교 억압 정책은 세종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세종은 태종대에 11개에서 7개로 축소된 종단을 다시 통폐합하였다. 조계종·천태종·총남종을 선종(禪宗)으로 묶고 화엄종·자은종·중신종·시흥종을 교종(敎宗)으로 합쳐 선교양종(禪敎兩宗)의 2개 종파로 줄였으며, 이를 제외한 도성의 사찰을 철폐하고 승려의 도성출입도 금지시켰다. 그러나 세종도 나중에는 불사와 불교 행사를 후원하는 등 숭불적 성향을 띠었다.

세조는 즉위 이전부터 불교를 신봉하였으며 즉위 후에는 친 불교정책을 펼쳤다. 원각사(圓覺寺) 건립을 비롯하여 각종 불사를 적극 후원하였다. 또한 간경도감(刊經都監)을 설치하여 많은 경전을 번역하고 간행하는 등 불교문화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세조의 사후 억불 정책은 더욱 강화되었다.


조선전기의 사찰

조선이 유교국가를 내세우고 불교를 억압했지만 이것은 이념적으로 배제한 것이지 불교의 종교적 역할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조선은 정치·경제적으로 불교를 억압했지만 수백년간 이어 온 불교의 전통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없었다. 왕실이건 민간이건 개인의 전통적인 기복이나 제례의식은 시간이 경과되고 제도가 정비되어야 변화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왕실이나 귀족 조차도 여전히 불교식 제례의식을 지속하였다. 억불정책을 시행한 태종도 수륙재와 같은 왕실 불교행사는 계속 거행하였다. 불교식 제사인 기신재(忌晨齋)가 공식적으로 폐지된 것은 조선이 건국되고 100년이 훨씬 넘은 1516년에 이르러서이다.

태조와 세조는 숭불 정책을 펼쳐 도성 내에 사찰을 건립하는 등 많은 불사를 후원하였다. 태조는 서울 흥천사 창건, 진관사 중수와 수륙재 개설, 양주 회암사·개성 연복사 중수 등 많은 불사를 후원하였다. 세조는 서울에 원각사를 창건하였는데, 비록 연산군 때 폐사되었지만 당시 건립된 원각사 10층 석탑(국보 제2호)과 대원각사비(보물 제3호)는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탑과 비석으로 지금까지도 전하고 있다. 세조는 이외에도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여주 신륵사·양양 낙산사·영암 도갑사 등 많은 사찰의 불사를 후원하여 당시 조성된 문화재와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전하고 있다.

이후 억불정책으로 인해 도성 내에서의 사찰 불사는 점차 쇠퇴하고, 창건되었던 사찰들도 폐사되거나 사세가 축소되었다. 하지만 지방에는 당시에 건립된 다수의 사찰 건축이 전하고 있다. 순천 송광사 국사전(국보 제56호),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국보 제13호), 영암 도갑사 해탈문(국보 제50호),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전(국보 제52호), 영천 은해사 거조암(국보 제14호), 서산 개심사 대웅보전(보물 제143호), 여주 신륵사 조사당(보물 제180호), 춘천 청평사 회전문(보물 제164호) 등이 조선전기에 건립된 대표적인 사찰 건축물이다.

이 가운데 무위사 극락보전(無爲寺 極樂寶殿)은 특히 주목된다. 극락보전은 세종 12년인 1430년에 건립되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법당으로 기둥 위에만 공포(栱包)를 올린 전통적인 주심포식 건축물이고 지붕은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 극락보전은 건축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법당 내부에는 후불벽화를 비롯한 당시의 벽화 장엄과 아미타삼존불상이 온전히 봉안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중수를 거듭하며 내부벽화 장엄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위사 극락보전은 벽화들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내부 벽화는 삼존불화, 아미타래영도 등 총 29점인데 법당을 수리하면서 해체하여 성보박물관으로 이운 보관하고 있다). 또한 불단 위에는 당시 조성된 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312호)이 봉안되어 있다. 삼존불은 중앙의 아미타불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관음보살상, 오른쪽에 지장보살상이 자리하고 있다. 불단의 후불벽에는 아미타삼존불이 탱화(족자나 액자로 만들어 거는 불화)가 아니라 벽화(국보 제313호)로 모셔져 있다. 가운데 좌상의 아미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입상으로 배치되어 있다. 한편 후불벽의 뒤쪽에도 백의관음도가 벽화(보물 제1314호)가 그려져 있다. 무위사 극락보전은 법당 뿐만 아니라 조성 당시의 벽화장엄과 불상이 온전한 모습으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글 : ‌박상준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
글 : ‌박상준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의 다른기사 보기  
ⓒ 미디어조계사(http://news.jogyesa.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조계사뉴스
미리보는 조계사(10월 15일(월)~...
종로구 환경미화원에 체육대회 지원금 ...
조계사 이주민 돕기 캠페인, 기금 전...
문화
방송
조계사 일요법회 오심스님 법문(2...
조계사 일요법회 진우스님 법문(2...
조계사 신중기도회향 지현스님 법문...
기획칼럼
남전스님의 새로운 신행이야기
불전(佛典)속 명구(名句) 여행
바른 마음챙김의 방법, 들숨과 날숨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3144)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55 | Tel 02-768-8600 Fax 02-720-2299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수용
Copyright 2010 미디어조계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jogyesa.kr